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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배 박사의 『갑질시대 소통인문학』 마흔다섯번째

기사승인 2018.03.17  1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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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로 함께'의 시대에 '더 사람', '더 함께'를 말하다

만나자는 걸까, 피하자는 걸까?

 

이하배 (베를린 자유대, 철학박사)

 

 

 

 

 

 

 

얼렁뚱땅의 미학 - 또 이름표가 문제

어떤 여교수가 미국의 유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자리를 주고 일을 시켰더니, 이 박사학위는 새빨간 거짓으로 드러난다. 이름-만이 ‘박사’다.

정치자금의 비리에서처럼,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실제로 ‘박사다’라고 하면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본다. 그러다가 거짓으로 드러나, 언론사들이 들이대는 카메라 앞에서 국민들께 ‘죄송하다’, 조금은 애매한 말로는, ‘유감이다’를 말하고 얼굴을 떨군다.

이번에도 우리들이 부르고 보는, 그리하여 그리 여기고 대우해주는 이름표가 문제다. 아니, 얼렁뚱땅 이름표를 붙이는 일이 문제다. 아니, 그런 사람이 문제요 그런 문화가 문제다. 아니, 다 문제다. 삶의 크기, 세상크기, 사람크기, 문화크기가 다...

값싼 냉동식품을 수만 톤씩 들여와, 애매모호한 이름표를 붙인 창고에서 ‘큰 이름표’를 붙여 좋은 상품으로 둔갑시킨다. 당국이나 언론이 물어물어 실제와 이름을 추적해보니, 이름표 관계자가 하는 말이 ‘언뜻 듣기엔 ~라 하던데요. 잘은 몰라요.’라며 얼버무린다.

그는 ‘겸직이에요.’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중의법의 효능을 높일 줄도 안다. 이번에도 역시 ‘이름표의 얼렁뚱땅’으로 끝난다.

재벌들이 분식(粉飾)회계와 차명(借名)계좌 등을 통해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조세를 포탈한다. 그리고 1%, 아니, 0.1, 0.01% 안에 드는 고소득자들이 재산의 명의를 다른 이름으로 돌려놓는다.

이들은 세금은 낼 돈이 없다면서 초호화의 생활을 즐긴다. 자신은 가진 돈도 없고 내어야 할 세금도, 낼 세금도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오리발이지만, 내기는 내는 셈이다.

분식으로, 정당한 이름으로, 부당하거나 추한 속을 감추고 겉-만 정당하거나 아름답게 바꾸어 꾸미고 나서 이 겉을 남들에게 내보인다.

그러면 일반 사람들은 추(醜)한 속도 겉-처럼 미(美)하다고 여긴다. 하도 이런 일들이 많아 ‘냄새’를 맡고 찾아내려는 자들이 찾아가면, 겉만을 내보이면서 ‘쓸데없이 뭐 하러 오셨어요?’라고 한다. ‘쓸데없이...’ 무엇이, 누구에게, 왜 쓸데가 없다는 걸까?

그래도 이들이 더 찾고 있으면, 들키지 않으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추한 속은 더욱 안으로 밀어 넣고 미한 겉은 더 밖으로 꺼내 놓는다. 또, 이름표다. 이름(말)의 현실(사물)을 ‘대리’(代理)하는 기능에 탈(頉)이 났다. 괜히, 자꾸 어떤 유행가의 ‘이름표를 붙여줘~’가 떠오른다. 꼭, ‘괜히’만은 아닌 것 같다.

이름표가 공통이다. 총이나 칼 자체가 문제가 안 되듯이, 분(粉)이나 이름(名)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바르는 분이나 부르는 이름이 대상과 잘못 만나, ‘잘못’이 ‘잘’로 바뀌어 결국 잘못 없는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에 문제다.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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