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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교수의 『조소앙의 단군민족주의와 삼균사상』 여섯번째 이야기

기사승인 2018.08.30  10: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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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2일 동국대 신공학관 대강당에서 “민족통일 과제와 단군”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단군학회 2018 (단기4351) 봄철 학술회의”에서 [조소앙의 단군민족주의와 삼균론]을 발표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훈 교수의 발표 논문을8회에 걸쳐 연재코자 합니다.  /편집자 주/

 

 

6. 삼균사상과 단군민족주의 - 삼균론과 단군민족주의

그러면 균등이 굳이 정치ㆍ경제ㆍ교육의 3영역에서 도모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하는 질문으로 더 나아가보자. 주지하다시피 소앙은 權ㆍ富ㆍ智의 3權이 균등해야만 평화와 통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균권ㆍ균부ㆍ균지의 삼균을 ‘인류의 중심문제’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같은 통찰력이 어디에서 출발하였고, 굳이 정치ㆍ경제ㆍ교육 등 3방면에서 균등을 강조하게 된 배경에 무엇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던져질 필요가 있다.
 
균등-평등은 근대 이전의 지성사에서도 자주 중요하게 언급되었지만, 근대 이후 사회주의운동사에서 특히 중시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자주 거론된 것이 정치와 경제 방면의 균등-평등이었다. 그러나 교육-지식-문화 방면의 균등을 중요하게 거론한 사례는 딱히 찾아지지 않는다. 교육의 균등을 정치나 경제 방면의 그것과 함께 (같은 비중으로) 강조한 것이 소앙의 삼균사상의 특이점인데, 이 균지-균학의 균등론은 어디에서 영향 받은 것인가? 

물론 교육은 계층이동의 주요 발판이고, 지식은 신분의 지표였다. 한국사를 통해 보면 교육은 특권계층에 독점되어 신분제와 불평등을 재생산해왔다. 교육을 통하여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통합된 국민을 형성하는 과제(Nation building)도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점에 착안하였다면 교육에서의 평등이 강조될 만도 하다. 그러나 그 중요도를 정치나 경제에서의 균등과 함께 국가조직의 3 기둥으로까지 중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다른 연원을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앙이 전개하는 3균론의 연원과 관련하여 우리는 대종교의 三一神論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대종교는 온전한 것은 세 가지의 요소로 구성된다는 삼분법적 논리에 의해 존재와 당위의 세계를 설명한다. 삼일사상(삼일철학)으로 불리는 대종교 특유의 교리가 그것인데,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신앙대상으로의 一神=天神=한얼=한배검을 造化ㆍ敎化ㆍ治化의 3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존재로 상정하는 三一神사상이다. 

대종교에서의 一神은, 세계를 창조한 데서 그치지 않고 (곧 造化主), 인간에게 구원ㆍ해탈을 길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敎化主), 현세의 국가와 공동체를 정의롭고 행복하게 보장해주기도 하는 (治化主) 존재인 것이다. 대종교의 삼신론에 의하면, 환인ㆍ환웅ㆍ단군은 一神=天神=한얼=한배검의 3기능, 곧 조화주ㆍ교화주ㆍ치화주의 측면을 각각 일컫는 칭호로써, 일신의 다른 이름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종교인들은 이 조화ㆍ교화ㆍ치화를 정치ㆍ교육ㆍ경제 영역의 사무로 해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마치 ‘일신’이 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해야 ‘일신’일 수 있듯이, 공동체 역시 정치ㆍ교육ㆍ경제의 3방면을 온전히 수행해야만 통합된 이상체를 이룰 수 있다는 논리로 나아가게 된다.

물론 소앙에게 보이는 정치ㆍ교육ㆍ경제 3방면의 정책처방이 대종교의 조화주ㆍ교화주ㆍ치화주의 삼신사상에서 유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조화주를 정치기능에, 치화주를 경제기능에 한정짓는 데에도 이의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소앙이 교육 문제를 3가지 정책장치의 하나로 중시하게 된 데는 대종교의 삼일신사상의 영향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교육의 문제를 국가조직의 세 기둥의 하나로까지 중시하게 된 데는 일신의 세 기능중 하나를 교육기능으로 간주한 대종교의 삼일신사상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종교계 이론가들은 정치ㆍ경제ㆍ교육(문화)의 세 방면에서의 균등을 주장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 예가 안호상과 안재홍이다. 안재홍과 안호상은 신민족주의(신민주주의)나 일민주의라는 이름하에 독자적인 정치이론을 제시하였는데, 그 정치이론들에서는 세계와 사회의 실상과 당위를 설명함에 있어 삼분법적 설명이 자주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국가나 정치의 원리 차원에서는 정치ㆍ경제ㆍ교육의 3방면에서의 처방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안호상의 일민주의에서는 통일과 번영을 위한 정책대안을 전개함에 있어, 조소앙의 삼균주의와 마찬가지로 정치ㆍ경제ㆍ교육의 3방면에서 처방을 제시한다. 그는 한핏줄ㆍ한운명의 한백성(일민)을 만들기 위해서는 균일정치ㆍ동일교육ㆍ통일경제의 3원칙이 관철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3요소는 정치균등ㆍ교육균등ㆍ경제균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균권정치ㆍ균등교육ㆍ균익경제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리고 안호상은 이 세 방면의 처방이 대종교의 조화ㆍ교화ㆍ치화의 삼신일체(三神一體, 一卽三 三卽一)의 논리로부터 연역된 것임을 명기하기도 한다.

안재홍의 신민족주의론(신민주주의론)에서도 균등경제ㆍ평권정치ㆍ공영문화를 말했었다.  삼균주의에서 말하는 균부ㆍ균권ㆍ균지의 삼균제도가 신민족주의의 기본요소라 부연하기도 하였다.

“고금동서 일체의 사회문제, 인세의 갈등이 모두 불평등에서 기인된 것이거니와, ...사회의 불평등을 발본적으로 불식하는 것은 이 삼균제도요, ...삼균제도 혹 삼균주의는 민주주의와 잘 대비되나니, 그는 신민주주의의 기본요소로 된다. ... 삼균주의를 그 내용으로 삼는 신민족주의는, 실로 균등사회ㆍ공영국가를 완성하여 權ㆍ富ㆍ智를 전유 독단하는 것을 대체에서 시정ㆍ방지하자는 것이니, 그것은 자본적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양자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一主義요 민주주의를 추진확대한 점에서 분명한 신민주주의이다. ... 신민주주의는 정치ㆍ경제ㆍ교육의 균등, 즉 권ㆍ부ㆍ지를 골고루 하는 삼균제도를 토대로 하고 또 내포로 한 신민주주의인 것이다. ... 균등의 大宗은 천하국가의 設施와 營爲를 均케 하는 데 지남 없나니, 權ㆍ富ㆍ智를 均함은 均의 究竟으로 볼 것이다.  삼균의 義를 철저히 실현하여 民人이 同榮하는 균등사회, 독립한 조국으로 발전함은, 그 문득 莊嚴국토의 崇高美인 것이다. ... 삼균제도ㆍ신민주주의의 통일된 신조국을 완성함으로 인하여서만, 극좌편향으로 민족의 자존을 패망의 심연에 빠뜨리게 함이 없이, 비로소 독립자주와 아울러 국제적 평형까지 확보함에 미칠 것이다.”

조소앙의 삼균론과 안재홍의 신민족주의론 및 안호상의 일민주의론에서 보이는 이 같은 일치점들은 단군민족주의 및 대종교와 조우하였던 그들의 지적 배경과 연관지어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안재홍이나 조소앙은 자신들의 정치ㆍ경제ㆍ교육이나 권ㆍ부ㆍ지 세 차원에서의 처방이 대종교의 삼일신사상에서 연역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앞서 말하였듯이 조소앙은 중국으로 망명한 시절부터 대종교인들과 깊은 교유를 나누었고 교리사상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필자는 소앙의 삼균론은 대종교와의 교유 속에서 시사 받았으리라 생각하며, 대종교와 단군민족주의의 정치적 지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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