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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태일의 『한문화 산책』 - 김치와 초밥

기사승인 2019.03.19  07: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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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 여사는 쇠고기 하나로 다양한 맛을 내는 종류로 영국 프랑스 등 서구인들은 35가지, 아프리카 보디족은 51가지, 그리고 한국 사람은 무려 120가지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다양한 맛은 한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적 음식미각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3대 음식은 비빔밥, 곰탕, 김치를 꼽는다. 기법에는 ‘비비고 버무리‘거나 혹은 ‘절이고 삭이는’ 것이 요체이다.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

 

 특히 김치는 절여서 담아두면 아삼삼한 삭은 맛을 낸다. 맵고 짠 원료로 만들었지만 이미 그 맛을 초월하는 매콤하고 새콤달콤하면서도 제3의 시원한 맛까지 새롭게 베어난다. 이른바 김치의 ‘시너지’효과다.

 김치는 우주를 상징하는 오방색으로 되어 있다. 배추에는 흰색줄기와 푸른 잎, 노란색 고갱이로 삼색이 갖춰져 있다. 붉은 고춧가루에다 석이버섯 같은 검은 색이 더하면 완벽한 오방색이다. 오방색을 먹는 것은 곧 우주를 먹는 것이요 내 몸이 우주를 담는 것이다.

 또한 김치는 발효과정에서 매운맛, 신맛, 단맛, 떫고 쓴 맛까지 오미(五味)를 고루 낸다. 따라서 김치는 우주와 소통하는 미디어이다.

 몇 년 전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김치를 나라별 입맛에 맞게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지구본을 돌리며 한식세계화를 설명했다. 2017년까지 한식을 중식, 일식, 프랑스식, 이탈리아식에 이어 세계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배포이다. 이에 따라 한식표준화를 추진하고 전문조리 아카데미도 문을 열겠다고 한다.

 그는 세계 식품시장은 4조 달러로 1조 8천억인 자동차시장보다 두 배나 넓다고 했다. 한식의 세계화는 명예와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드라마 ‘대장금’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면서 한식붐을 일으켰다. 중국의 대장금 체인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매달 고추장 1천만원어치를 수입하고 있다. 
  
 국제기내식협회는 ‘98년 비빔밥을 ’06년 비빔국수를 세계최고의 기내식으로 선정한 바 있다. 미국의 팝스타 마이클 잭슨은 ‘99년 한국공연 때 기내식으로 나온 비빔밥에 반한 사람이었다.

 지난 정부에서는 세계김치연구소를 세우고 어느 나라 식당에서도 맛있게 먹고 그곳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김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세계주요도시마다 전문한식당을 개업하면 국가브랜드가치가 세계10위권 내로 진입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갖고 있다.

 SK그룹의 김치연구소에서 생산한 ‘수펙스’김치는 남북정상회담이나 다보스 포럼 등 국내외행사 만찬장에 단골로 나가는 이른바 명품김치이다. 대통령 해외순방 때도 필수적으로 동행하는 메뉴로 대통령 김치라는 별명도 붙었다. 값은 Kg당 2만원으로 일반김치보다 비싸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시중에 판매되어 4억 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렸다.

 육개장을 좋아했던 고 최종현회장이 즐겨먹던 김치 맛이 계절마다 달라지자 입맛이 까다롭던 최회장이 항상 맛이 같은 김치를 만들라는 지시에 의해 1989년 설립한 워커힐김치연구소가 6년간의 연구 끝에 인간능력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수펙스)의 김치를 생산하게 되었다.

 

일본의 대표 음식인 초밥

 

 최회장의 지적처럼 맛이 한결같은 김치의 표준화가 시급하고 본받을 만한 선례는 일본이다.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맛있는 ‘초밥’의 표준지침서를 펴냈다. 회를 뜨는 두께와 길이, 쌀의 종류, 심지어 쌀을 씻는 횟수까지 표준을 정해 전 세계 일식당에 공급했다. 그 결과 모든 일식당의 초밥 맛이 한결 깔끔해지고 일식의 인기도도 향상되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한식세계화운동’은 시의적절한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 끝이 아름답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는 계획도 일본초밥에 버금가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김치도 초밥처럼 전통가문의 전업으로 전승하며 고유기술을 축적해온 이른바 장인정신이 있었다.  
 
 음식문화는 의식주를 아우르는 숲과 같다. 반만년 역사 속에 선조들이  빚은 손‘맛’을 세계명품으로 다듬어내는 일은 신명나는 선업이다.

 한국음식의 멋과 맛을 살리고 미와 격을 높여 세계5대 음식의 반열에 올려야 한다. 대통령 김치처럼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금 전 세계에 1억 명의 한류팬들이 있다. 이들은 맨 처음 한글을 배우면서 김치를 배우고 나아가 김치 맛을 보면서 한국을 머릿속에 새기곤 한다. 김치! 한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하나의 아름다운 이름이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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