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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호 칼럼] 南北, 평양 9.19공동선언 정신 되살려야

기사승인 2019.11.28  14: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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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남북관계가 단절을 넘어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국자 간 대화도 막혀있고 남북교류의 상징과도 같았던 금강산 관광은 시설을 철거해야 할 만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모델이었던 개성공단사업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벌써 가동이 중단 된지 4년이 되어 가는데 재개는 물론 사업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야말로 급전직하(急轉直下)다.

 

지난 18일 고성 DMZ박물관 대회의실에는 전국에서 모인 통일운동가와 단체 대표 1300여 명이 모여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행사를 가졌다.

 

남북은 지난해 판문점 정상회담과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 봄에는 4.27판문점 회담으로 민족 동질성회복의 계기를 마련했고 여름에는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어 한반도에는 분단 70여 년 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가 충만했다. 이에 탄력을 받아 가을에는 남북정상이 다시 평양에서 만나 9.19 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지 얼마가 지났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쪽의 10만 군중 앞에서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변이 연출됐고. 두 정상이 백두산에 올라 손을 맞잡는 장면은 세계인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함께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 후 군사 분야를 포함한 9.19 공동선언의 각 분야별 실천적 방안들도 속도를 높여 진행되기에 이르렀다.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의 모습

 

한발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업지구의 가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남북의 화해무드는 급물살을 탔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제안을 크게 환영하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북한과의 어려운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화답했다.

그렇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북관계는 돈독했고 우리 국민들 역시 금강산 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남북이 화려한 말의 성찬만 주고받았을 뿐 더 이상의 실천적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대북제재를 의식해 북한의 제의에 아무것도 호응하지 않았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좌고우면(左顧右眄) 하는 사이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북한은 남쪽에서 발 빠르게 조치를 취할 줄 알았다가 정작 이 문제는 제쳐놓고 ‘남북 평화경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올림픽 공동개최’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늘어놓자. 크게 실망했다. 더구나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아무 성과 없이 끝나자 이때부터 북한의 태도는 완전히 돌변하기 시작했다.

백마 타고 백두산 오른 김 위원장의 중대 결심
북한은 남한에 대한 일체의 기대를 접고 미국과 직거래를 택했다. 북미정상회담 시한을 연말까지로 정해놓고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공중 현장지도를 하는가 하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중대 결심을 암시하기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재개 등을 무기로 대선과 탄핵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 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제문제 또한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 방향전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관광사업의 활성화다. 대북제재하의 북한 경제에서 실질적으로 단기간에 안정적인 외화 확보가 가능한 것은 관광사업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 바라 본 해금강과 금강산의 모습

 

북한이 연간 외국 관광객 100만 명을 목표로 동서 해안선을 따라 건설 중인 원산 갈마지구를 비롯해 마식령스키장지구, 울림폭포지구, 석왕사지구, 통천지구, 금강산지구 등 6개 권역을 포함하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정책변화의 발로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외골수 ‘배수의 진’ 전략은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 특히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남한을 배제하고 나선 것은 큰 실책이다.

지금과 같은 북미의 대치상황에서 북한의 힘만으로는 경제 활성화도 어렵거니와 한국기업을 배제한 외국기업유치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또 금년 말까지 3차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되면 북한은 당장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김 위원장이 호언장담했던 ‘새로운 길’에 대한 고민은 갈수록 깊어질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가 진행 중일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지 북미대화가 무산되고 북한 비핵화가 물 건너가면 상황은 반전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반도 문제에 매달릴 시간이 별로 없다. 올해를 넘기면 본격적으로 대선에 집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반도 문제는 표류하게 되고 어쩌면 2017년 당시의 원점으로 회귀하게 될지도 모른다.

북한은 또다시 고립되고 비핵화를 무기로 야심차게 추진하려 했던 체제보장이나 경제의 도약의 꿈은 사라지고 불량국가의 오명만 남게 될 것이다.

북한이 잊고 있는 중요한 사실 하나!
북한은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실 하나를 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미간의 대화가 성사된 것은 한국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바탕이 되었고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금년 6월 30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역시 서울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이 윤활유가 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북미의 힘만으로 회담이 원활하게 성사된 적이 없다. 3차 북미정상회담 역시 한국의 역할 없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남한과의 대화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어려운 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 고비가 남아 있다.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한반도 문제의 주체는 결국 남과 북!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남과 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남북이 9.19 평양 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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