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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청동기문화 특별전 속 심각한 오류

기사승인 2020.05.26  18: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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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고조선 건국 부정하는 전시회로 전락하고 마는가?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신영호) 은 5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 ‘한국의 청동기문화 2020’ 특별전을 연다.  인류가 처음 사용한 금속인 청동과 함께 시작한 우리나라 청동기 문화가 어떻게 펼쳐지고 발전했는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했다.

이번 특별전은 많은 물량의 청동기 유물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있어 규모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교과서나 박물관 도록에서나 볼 수 있는 역사적 기물이 많이 전시되었으며 특히 단군조선의 대표적인 유물이며 최고의 청동기 기술을 상징하는 국보 다뉴세문경과 그동안 발굴된 여러 개의 다뉴세문경이 전시된 것이 특징이었다.

청주국립박물관 전시


한국의 청동기 연대기 왜곡

기대하며 들어선 전시관 입구, 청동기 역사를 소개하는 첫 단계에서 부터 절망과 분노가 느껴졌다.  청동기 연대기 표시였다. 그동안 한국 고조선 연구나 청동기연구를 완전히 “도로아미타불” 청동기 역사 역주행 전시회로 만들어 버린 표기였다.  

서기전 15세기로 표기한 해설

청주국립박물관 고조선 연대 관련 설명

지금이 조선총독부 시절인가? 현재 국내 청동기 시대 연대기는 지금도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청동기가 발굴 안 되었으면 몰라도 발굴이 되어 제작연대까지 밝혀졌는데도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일제 조선총독부는 한국의 청동기 연대는 서기전 10세기 정도를 기준을 잡아 청동기 국가 건국론을 주장하며 단군조선 건국사를 부정했다. 이 주장은 광복 후에도 우리나라 국사교육에 그대로 계승되어(?)  왔었다. 하지만 많은 고조선 관련 청동기와 유적 발굴의 성과는 청동기 연대기를 1,000년 이상 앞당기게 되었고 단군조선의 건국사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역사가 고증되었다.  그래서 국사교과서에도 청동기 시대 연대를 기원전 20세기(4천 년 전)∼기원전 15세기로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연구를 전부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동기 연대의 마지노선을 끌어 올린 것이다. 더불어 국사교과서도 단군조선 건국을 인정하는 것으로 수정되었지만 또 다시 고고학적 성과를 무시한 역사학계는 ‘고조선 건국 부정과 단군 부정’쪽으로 일관하고 있다.

왜 고고학 증거를 인정 안하나?

그동안 한국 고대사의 청동기 시대 편년은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여 연구결과로 발표되었다. 최근 발굴된 고고학 유물들은 동북아의 청동기시대, 그 연대를 학계가 추정해오던 것보다 훨씬 앞선 쪽으로 올려놓았다.

고조선 연구에 평생을 다한 윤내현 교수는 국내 학자들의 청동기 시대 편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 청동기 역사를 BCE 2600-2500년으로 발표했다고조선의 본무대 지역인 하가점(夏家店)하층문화 연대도 방사성 탄소측정에 의하여 서기전 2410±140년으로 밝혀졌다.

최근의 청동기 유적 발굴 성과로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의 고인돌 유적(문화재관리국 발굴단 발굴)이 숯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서기전 1950±200년이 나왔는데, 교정연대는 서기전 2325년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전남 영암군 장천리 주거지유적(목포대학 박물관 발굴)은  방사성탄소측정 결과는 서기전 2190±120년ㆍ1980±120년, 교정연대는 서기전 2630년ㆍ2365년경으로 나왔다

그리고 진주 대평리 청동기 시대유적도 기존의 청동기연대기를 1000년 이상 앞당겼다. 

 1980년대 중국 요령성 건평현 우하량에서는 청동기를 주조한 흔적이 있는 토기 도가니 파편과 청동제 고리, 거푸집 등 청동기시대 유물들이 발견됐다. 또 인근 내몽골 적봉시 오한기에서는 청동 비파형동검과 이를 만드는 거푸집까지 나왔다. 비파형동검은 알다시피 중원에서는 나오지 않는 우리 고유의 동검이다.

중국 학계에서는 이 청동 유물들의 연대를 약 5천년 전으로 추정한다. 그 전까지 중국학자들은 중국의 청동기시대 상한上限 시기를 서기전 2천년경으로 보았는데 앞의 유물들이 발굴되면서 그 연대가 1천년이나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신용하 교수는 고조선 문명의 대동강문화에서 BC 31세기 청동기 시대의 시작이 동아시아 최초라고 주장한다. BC 31세기의 청동 합금 조각뿐 아니라 BC 26세기의 비파형 청동 창끝 2점, 청동단추, 청동 교예장식품, 청동 방울종 2점, 청동 끌, BC 25세기∼BC 24세기의 금동귀고리 3점 등 청동기 유물이 발굴돼 시계열이 완벽하게 형성됐으므로 이때 청동기 시대가 시작됐음은 명백하다며 고조선은 BC 31세기∼BC 26세기에 초기 청동기 시대로 진입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명백한 과학적 측정 결과이기에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고조선문명의 초기 청동기 1) 청동조각(BC 31세기 평남 성천군 용산무덤 2) 청동단추 3) 청동장식 4) 청동 방울종(이상 BC 26세기 평남 상원군) 출처 : 문화일보 2019.06.26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단군조선은 분명히 청동기시대에 출현했다. 청동기 연대는 상향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고조선 건국 연대와 청동기 제작 연대가 같거나 오히려 청동기 연대가 고조선의 건국시기보다 높게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벼농사와 청동기는 같이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설명문에는 '벼농사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체를 내세우고 있다. 벼농사 세력이 청동기 시대를 열었다?? 이건 또 왠 구닥다리 논리인가? 

한반도에서는 이미 5천년부터 벼농사를 시작했다고양 가와지 볍씨가 이를 증명한다.  가와지볍씨는 일산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고양시 대화동 성서마을 옛 가와지마을 터에서 발굴된 볍씨로 12톨이 발견되었는데 미국 베타연구소를 통해서 5천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은 일본으로부터 쌀이 전래되었다는 학설이 정설이었으나 이를 뒤집고, 한반도로부터 일본에 전래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밝힌 아주 소중한 볍씨다.

고양 가와지 볍씨 홍보 영상 캡쳐

1991년 가외지볍씨가 발굴되기 전까지는 한반도 벼농사의 시작이 청동기시대로부터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고양 가와지볍씨의 발견으로 인해 그보나 훨씬 이전인 5020년 전 신석기시대에 이미 벼농사가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었다. 이런데도 아직도 벼농사의 시작이 청동기 시대부터라는 설명문을 붙여놓고 관람객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소로리 볍씨는 지난 1998년과 2011년 문화재 조사과정에서 서울대와 미국 애리조나 대학 등의 조사 결과 17,0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져(가장 최근의 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세계적인 고고학 개론서 ‘현대 고고학의 이해(Archaeology)’에 한국이 쌀의 기원지로 명시돼 있다이 책은 4년마다 개정판을 발간 하는데 2004년 이전에는 BC 9000년쯤 중국 후난성에서 출토된 볍씨를 쌀의 기원으로 기술했지만 최신 개정판에서는 쌀의 기원지를 한국으로, 연대는 BC 1만3000년 전으로 바꿨다.

2003년 BBC 뉴스 화면 캡쳐

이런 고고학적 발굴 자료가 명확한 데도 국민들이 이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한국의 청동기시대 연대기를 BCE 20세기로 표기해도 부족한 판에 500년 삭감한 BCE 15세기로 한국 청동기 역사 시작을 표기한 이번 전시회는 그 노력에 비해 가장 본질적인 역사왜곡 전시회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참담한 전시회가 전락하고 말았다.

많은 유물을 가져다 놓고서는 연대표와 설명글 등을 왜곡하면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며 우리 조상들의 농경문화와 청동기 금속문명을 받아들인 문화 자체를 후손이 훼손하는 꼴이 되는 것이며 자라나는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누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3주기를 맞아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앞에서 선도하고 이끌어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역사정체성 확립이다. 우리이 정체성과 뿌리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서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찬화 multikorean@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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