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제갈태일의 『한문화 산책』 - 한국의 맛

기사승인 2018.11.10  09:51:55

공유
default_news_ad2


어느 민족이든 그 민족의 음식 맛을 보면 민족성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미국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햄버거라면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은 김치이다. 햄버거의 맛과 김치의 맛은 그들의 국민성을 대변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건국신화에 곰이 사람으로 변신하기 위해 쑥과 마늘을 먹으면서 동굴 속에서 백일을 견뎠다. (※ 실재 곰이 음식을 먹는다고 사람으로 변할 수는 없다. 당시 곰을 토템으로 하고 있는 웅족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됨)
 
원래 쑥과 마늘은 모두 약초이다. 쑥은 양(陽)의 음식이고 마늘은 음(陰)의 음식에 속한다. 한약은 원칙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생약을 배합해서 약용으로 썼다.

음과 양의 음식이 합성될 때 그 성분의 통합작용에 의해 전혀 다른 성질의 맛과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를 ‘시너리즘(Synerism)’효과라 한다.

한국의 맛은 대부분이 이 ‘시너리즘’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시너리즘’을 우리말로 ‘종합’, ‘조화’, ‘통합’이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음식이 모두 시너리즘 효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한국 사람들은 ‘통합’, ‘조화’, ‘종합’의 명수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3대 음식을 꼽는다면 비빔밥, 곰탕, 김치를 들 수 있다. 비빔밥은 콩나물, 고사리, 오리무침, 김, 다시마, 계란, 산나물, 고추장, 참기름을 밥에 넣어 비빈 것으로 하늘과 땅, 바다에서 나는 것을 모두 섞어 전혀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낸 것이라고 했다.

곰탕도 ‘음’에 속하는 오장과 ‘양’에 속하는 육부를 한 솥에 넣고 끓인 것으로서 곧 우주의 축소판인 것이다.

이러한 복합된 맛을 내는 한국 음식이 김치에 와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배추, 무우, 배, 밤, 마늘, 고추 가루 등 땅에서 나는 것과 굴젓, 새우젓 등 바다에서 나는 것을 모두 발효시켜 만든 것이 김치이다. 한국인은 이처럼 음식에서도 ‘천지인 합일’의 경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종종 한국 음식이 맛은 좋은데 왜 냄새가 고약하냐고 묻는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음식의 음양(陰陽)이 서로 대칭되는 각가지 재료들과 양념들을 섞어 시너리즘의 상승효과를 내자면 반드시 ‘절이고’, ‘삭히고’, ‘뜸들이’는 과정을 밟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과정을 밟을 때에 음․양이 조화되어 제3의 맛을 내게 된다. 서양 음식도 서로 다른 요소들을 섞어서 먹지만 우리와 제조방법이 전혀 다르다.

샐러드를 예를 들면 온갖 채소들을 섞어 마요네즈로 비벼 먹는 경우이다. 종종 김치를 코리언 샐러드라고 하는데 당치 않는 비유이다. 불고기를 코리안 바비큐라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것은 마찬가지다.

샐러드나 바비큐는 ‘절이고’, ‘삭히고’, ‘뜸들이’는 과정이 없다. 즉, 시너리즘 효과가 없는 음식이다. 그래서 그네들에게는 신선하게 음식을 보전하기 위해 냉장고가 꼭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김치, 간장, 된장은 냉장고 없이도 오랫동안 그 맛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곰탕의 구수한 맛, 막걸리의 텁텁한 맛은 그대로 우리 민족의 속이 깊은 민족성을 나타내주고 있다.

 

제갈태일 한문화연구회장, 칼럼니스트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