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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호 칼럼] 빗나간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

기사승인 2019.09.18  09: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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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언제부터인가 통미봉남(通美封南)이란 어색하고 생소한 사자성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미국과는 대화를 통해서 실리를 취하고 남한과는 대화를 단절한다는 북한의 외교 전략이다. 뒤이어 선미후남(先美後南)이란 말까지 만들어져 나돌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통한 정상회담이 끝나면 다음은 한국과 대화하게 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이름이다. 그러나 두 가지 말을 곱씹어 보면 소극적 타율 외교의 전형이다. 모든 문제를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끌려 다니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 북한은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일격을 당하고 미국을 향해 계산법을 바꾸라며 버티고 있다. 또한 3차 북미정상회담의 시한도 연말로 못 박았다. 그러나 미국의 대응 역시 강경하다. 오히려 시종일관 북한이 먼저 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원하는 핵심은 비껴가며 북한이 화답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초조하고 답답하다. 전략을 바꿔 화살을 엉뚱하게 남쪽으로 돌리고 있다.

북한은 마치 분풀이를 하듯 5월 4일부터 9월 10일까지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열 차례나 발사했다. 무려 20발을 쏘아대며 남한을 겨냥한 것임을 공언하기까지 했다. 장거리 미사일을 피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는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한‧미의 인내를 시험하는 한편 국내 강경파를 다독이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실리를 취하는 전략이다.

외적으론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미국과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내적으로는 대북제재로 인해 최악의 경제사정으로 흔들리는 민심의 결속을 꾀하고 비핵화에 불만을 품고 있는 군부의 동요도 달래며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각종 화력의 실험도 이 기회에 완성하겠다는 다목적 의도가 숨어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장단을 맞추고 미‧일‧중‧러 가 경쟁이나 하듯 동시다발적으로 한국에게 공세를 퍼붓자 북한도 덩달아 이에 편승해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북한은 결코 해서도 안 되고 성공할 수도 없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그 첫째가 최선을 다해 북‧미를 연결시켜준 한국 정부를 배신한 것이다. 민족의 개념을 떠나 국가 간의 신뢰를 손상시킨 점이다. 북한이 아무리 한국을 배제하고 친서를 통해 미국과 직거래를 원하지만 한국의 도움 없이 북미 협상이 생각대로 성사되기는 어렵다. 설사 성사가 된다 해도 동상이몽(同床異夢)의 간격을 좁히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한국을 외면하는 것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우군을 버리는 어리석은 행위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70여일을 침묵하다가 최선희 부상을 통해 대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했던 실무협상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당근과 채찍을 들고 저울질 중이다. 북미의 줄다리기는 쉽게 끝날 싸움이 아니다. 자칫 3차 북미정상회담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대화의 문이 언제까지 열려 있진 않을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한‧일의 핵무장 이야기까지 꺼내들었다. 경색국면이 길어질수록 북한은 한국 정부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 될 것이다.
 
둘째, 동북아에 또다시 이상기류가 엄습해 오고 있다. 북미가 한가롭게 기 싸움이나 벌이고 있기에는 사태의 흐름이 엄중하다. 미‧중의 패권다툼은 한반도를 중심축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반도 상공에 미‧일‧중‧러 네 나라의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미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하자마자 한국과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 북한 비핵화를 추동하고 중국을 제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시작도 하기 전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트럼프의 동맹 경시로 인해 한‧미‧일 공조는 원활하지 못하다. 일본은 미국을 믿지 못해 중국을 기웃거리고 있고 한국은 일본과 각을 세운지 오래다. 세계 최대의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중국 역시 한국, 일본, 호주를 향해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 것을 경고하며 벼르고 있다.

미‧중의 신 냉전체제가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될 공산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물론 북한이 나아가려고 하는 경제도약의 꿈도 허상이 되고 말 것이다.

북한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은 빗나간 잘못된 정책이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당장 거두고 통남통미(通南通美)정책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북한이 살 수 있는 길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와 성공이다. 그러려면 북한은 미국보다 한국과 먼저 대화하는 것이 현명하다. 북미가 직접 부딪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노이 악몽을 재현시킬 수도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한국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보보좌관(볼턴) 한 사람 교체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북미대화 과정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북미대화 교착 국면마다 한국이 나서서 숨통을 터주었다.

북한도 미국도 한국과 먼저 소통해야 한다. 그것이 북미대화를 성공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견인하는 길이다.

한.북.미 세 정상의 모습, 사진출처=시사저널 기사 화면 캡쳐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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