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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주의 봉오동전투 이야기』 봉도동전투와 미디어 콘텐츠

기사승인 2021.03.04  16: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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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8월 7일 영화 ‘봉오동전투’가 개봉됐다. 이 영화에서는 우리 독립군들이 봉오동으로 일본군을 유인해오는 실제 봉오동전투의 작전을 그렸다고 한다. 두만강변의 삼둔자에서, 후안산에서, 그리고 봉오동에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전투가 이 영화의 주요 소재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실제 이 전투를 치른 통합군단 ‘대한북로독군부大韓北路督軍府’가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유인 작전에 투입된 독립군을 지원하는 빨치산이기 때문이다. 독립군 류준열은 홍범도의 부하다. 

당시 연해주에서 주로 활동을 하던 홍범도는 봉오동전투 직전인 5월 말에야 국민회군과 함께 봉오동으로 와서 ‘대한북로독군부’에 합류했다. 이런 작전을 준비할 위치도, 시간도 없었다. 역사공부가 좀 더 필요한 부분이다. 

주인공들의 대화 중 이 전투를 왜 마지막 조선전쟁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봉오동전투’를 치른 독립군은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다. 그들은 임시정부를 받아들였고, 공문에 대한민국의 연호를 사용했다. 마지막 조선이 아니라 첫 대한민국이었다. 

그 시대와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역사영화를 만들 수 없다. 영화 봉오동전투는 이 전쟁이 ‘대한북로독군부’의 치밀한 작전에 의한 본격적인 전쟁이 아니라 열세에 처한 독립군이 동료의 목숨을 담보로 신승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일본군을 봉오동으로 유인하는 장면은 군대의 작전이 아니라 군사놀이 같다. 아무리 영화적 서사로 이해하려 해도 우리 독립군의 규모나 역량에 대한 사전 이해가 너무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일본군을 너무 무시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역량을 인정받는 일본군대가 작전도 계획도 없이 무모하게 독립군을 뒤쫓는다. 잔인하기만 하고 바보 같은 영화 속 일본군의 모습은 설득력이 없다. 이 영화는 만주의 독립군들이 제대로 된 군대의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식량보급도 없어 작전에 투입된 10명이 넘는 독립군이 감자 한 알을 맛있게 나눠 먹기도 한다. 겨우 몇 명의 독립군이 대규모 일본군을 유인하는 작전을 펼치고 신출귀몰한 주인공 덕분에 임무를 완수한다. 지나치게 허름한 복장의 주인공들은 그 자체로 봉오동의 독립군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또 하나의 왜곡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말을 타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일본군대와 홀로 죽어라 뛰어다니는 독립군의 모습이 극적으로 비교된다. 이런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가 주장하는 바를 나타낸다. 영상의 힘을 생각할 때 역사를 비틀어 극적 효과를 노리는 이 영화의 한계가 안타깝다

봉오동전투는 신화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다. 봉오동의 독립군은 매일 실전처럼 연습을 했고 전쟁을 준비했다. 봉오동전투에서 승리한 ‘대한북로도군부’ 군은 기관총과 대포를 구비했고, 뛰어난 사격술로 일본군을 압도했던 정예군인이었다. 

당시 봉오동에는 8대의 미싱이 독립군의 군복을 제작했다. 사료에 의하면 “‘대한북로독군부’ 병사들의 복장은 상하가 황색이고 모자 또한 같은 황색으로 태극 견장을 달았으며 예복에는 매화형 금장이 박힌 견장을 달고 헌병대는 오른쪽에 검은색 흉장을 달았다. 그리고 장교들은 모자와 견장에다 금줄을 넣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김성녀 여사도 어깨에 황금색 술이 달린 견장과 팔에 금줄 장식이 된 군복을 입은 최운산장군의 멋진 모습을 후손들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실제 봉오동 독립군기지는 두께가 1m가 넘는 토성으로 둘러싸인 대규모 군단의 주둔지였다. 

당시 보고서나 신문은 봉오동을 성채로, 장원으로 표현했었다. 그러나 영화에서 드론 촬영으로 보여준 봉오동의 독립군기지는 몇몇 허름한 시골농가 몇 채가 전부였다. 이는 지나친 사실 왜곡이다. 봉오동에 대한 상상력 부재가 이 영화의 한계다. 아는 만큼 보인다. 역사 공부가 필요했다.

봉오동전투는 대한민국의 군대와 일본의 군대가 벌였던 본격적인 전쟁이었다. 주인공들의 열연만으로는 비어있는 역사를 메울 수 없다. 제작진이 사료를 좀 더 찾아보고 준비했어야 한다. 승리의 역사를 말하고 싶었다는 영화 ‘봉오동전투’는 어떻게 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지금까지 만주의 무장독립전쟁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나 다큐는 대부분 질서정연한 일본군대와 흐트러진 모습의 빨치산이란 눈물겨운 대비를 보여주었다. 극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지만 그런 표현은 그만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제는 봉오동전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우리 독립군이 일본군에 필적할 신형무기를 사용하는, 정식 군복을 입은 정규 군대의 모습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날의 전투현장을 있는 그대로 복원하고 역사의 이름으로 그들을 불러내야 한다. 

그래야 그 시간이, 그 역사가 오늘의 우리에게 말을 걸고 그 치열했던 당신들의 삶을 전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  )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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