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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눌의 『재미난 이야기』 - 염병과 원숭이

기사승인 2022.08.04  13: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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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에 원숭이가 등장했다. 두창(痘瘡)이다. 허준은 전염병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자연의 섭리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숭이와 관련, ‘원숭이 禺’자에 관련된 한자가 새삼스럽다. 산해경 전에서 ‘우‘는 큰 원숭이로 붉은 눈에 긴 꼬리를 가졌고 강남 산중에 많이 있다고 했다. 여기서 강남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지역이다. 

배필 우(偶)자와 만날 우(遇)자를 보자. 배필 ’우‘자는 사람 人변에 원숭이가 든 특이한 한자다. 만날 ’우‘자에서 공자는 우불우시(遇不遇時)라 해서 만날 ’우‘자를 썼다. ’만나고 못 만나고는 때이다‘는 뜻이다. 

아무리 재덕이 출중한 사람도 어려운 때를 당하는 경우에 그 상황을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게 인식하는 방법을 공자가 일러줬다. 배필이나, 만남은 우연(偶然)과 필연(必然)이다. 우(遇)는 우연히 만나는 것이다. 착(辵)으로 구성되었다. 조우(遭遇), 경우(境遇)가 그렇다.

’그럴 연(然)‘은 긍정을 나타내는 대표적 한자다. ’연‘은 고기 육(肉)이 변한 육달 月과 개 犬이 들어있고 밑에 불 火가 그려져 있다. 개고기를 불로 그슬리는 모양이다. 오늘 날에는 개고기 요리는 빠지고 ‘그러하다’라는 뜻만 쓴다.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천재일우(千載一遇)가 있다.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이 말에도 원숭이가 있다. 어리석을 우(愚)자를 보자. 원숭이 ‘우’에 ‘마음 심’(心)이 의미 요소로 쓰인 까닭은 뭘까?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이나 머리가 둔하다고 여겼기 때문일까?

인간 창조 여신인 여와(女媧)도, 성경에서도 사람은 흙으로 빚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 탄생의 바탕에 원숭이 ‘우’가 있는 토우(土偶)의 신앙이 깔려있다. 현생 원숭이와 인간이 같은 조상에서 갈라졌다는 진화론 때문일까?. 옘병에 원숭이가 있음이 우연일까, 필연일까?. 

- 한눌 이야기/ 역사칼럼니스트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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